공동근저당, 제대로 알고 계약해야 하는 이유

다세대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을 알아보다 보면 등기부등본에서 ‘공동근저당’이라는 용어를 마주치게 됩니다. 언뜻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나중에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공동근저당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었는데요, 오늘은 공동근저당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공인중개사 설명의무 공동근저당
공인중개사 설명의무 공동근저당

공동근저당이란?

공동근저당은 하나의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여러 개의 부동산에 함께 저당권을 설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은행이 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그 사람이 가진 여러 채의 집을 한꺼번에 담보로 잡는 것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건물주 A씨가 은행에서 3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자신이 소유한 다세대주택의 101호, 102호, 103호를 모두 담보로 제공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세 개의 호실에 모두 같은 채권을 담보하는 저당권이 설정되는데, 이것이 바로 공동근저당입니다.

공동근저당, 왜 문제가 될까?

공동근저당의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빌린 돈이 아닌데도 내 집이 담보로 잡혀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건물주가 대출을 받을 때 다른 호실들과 함께 묶어서 담보로 제공했다면, 나중에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때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한 임차인은 다세대주택에 전세 보증금 6천만 원을 내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보증금 중 일부를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공동근저당 때문이었습니다. 이 건물의 다른 호실 임차인들이 선순위로 배당을 받으면서, 정작 본인이 살던 호실의 가치만으로는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대법원이 내린 중요한 판결

이 사건은 결국 대법원까지 갔고, 2025년 12월에 중요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가 공동근저당 사실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1심과 2심에서는 공인중개사가 다른 세대의 임대차 현황까지 확인하거나 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성실히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죠.

➡️ 대법 “공인중개사, 다세대주택 공동근저당 설명 의무 있어”

특히 대법원은 등기부에 표시된 공동근저당권의 권리관계뿐만 아니라,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좌우하는 다른 세대의 선순위 권리까지 설명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건물 현황 상 공동근저당이 설정된 다른 호실에 임차인이 있을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중개사로서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임차인이 꼭 확인해야 할 사항들

그렇다면 다세대주택이나 다가구주택에 전월세로 들어갈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 다가구 주택

건물 전체가 주인 한 명의 소유입니다.

각 가구가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주방과 현관이 분리되어 있지만, 개별 호수별로 매매하거나 등기할 수 없습니다. (전체 건물을 통째로 사고팔아야 함)

주택으로 쓰이는 층수가 3개 층 이하여야 하며, 바닥 면적 합계가 660㎡(약 200평) 이하여야 합니다. (최대 19세대까지 거주 가능)

📌 다세대 주택

각 호수마다 주인이 각각 따로 있습니다. 흔히 부르는 '빌라'가 대표적입니다.

아파트 처럼 각 호수별로 개별 등기가 가능하여 따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주택으로 쓰이는 층수가 4개 층 이하여야 하며, 바닥 면적 합계가 660㎡(약 200평) 이하여야 합니다.

✅️ 첫째, 등기부등본을 꼼꼼히 확인하세요.

등기부등본의 을구에는 저당권, 근저당권 등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공동담보목록’이라는 표시를 발견했다면, 반드시 그 목록을 함께 떼어봐야 합니다. 공동담보목록에는 함께 담보로 잡혀있는 다른 부동산들이 모두 표시됩니다.

✅️ 둘째, 다른 호실의 임차 현황을 파악하세요.

공동근저당이 설정된 다른 호실에 먼저 들어간 임차인이 있다면, 그 임차인이 우선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호실의 전월세 보증금 규모와 계약 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셋째, 공인중개사에게 명확히 물어보세요.

이제는 대법원 판결로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가 명확해졌습니다. “이 건물에 공동근저당이 설정되어 있나요?”, “다른 호실의 임차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라고 직접 물어보고,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에 이 내용이 제대로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 넷째,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고려하세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전세보증보험이나 전세금반환보증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공동근저당이 설정된 경우 보험 가입이 제한될 수 있으니, 이 역시 사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도 알아야 할 것들

건물주 입장에서도 공동근저당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여러 호실을 한꺼번에 담보로 제공하면 대출 한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나중에 개별 호실을 매매하거나 임대할 때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호실만 매각하고 싶을 때 공동근저당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담보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부 호실만 저당권을 해지해주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출을 받을 때부터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마치며

부동산 거래는 평생 몇 번 하지 않는 큰 결정입니다. 특히 전세 보증금은 한 가정의 전 재산인 경우가 많죠. 그렇기 때문에 계약 전에 꼼꼼히 확인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반드시 전문가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공동근저당은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간단합니다. 내가 계약하려는 집뿐만 아니라 같은 건물의 다른 호실까지 함께 담보로 잡혀있는 상황인지, 그로 인해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가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재산을 지키는 것은 결국 내 책임이라는 점입니다. 계약 전 충분히 알아보고, 궁금한 것은 반드시 질문하고, 서류는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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