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아침마다 도로가 반짝반짝 얼어붙는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얼음이 낀 도로, 즉 ‘빙판길’에서는 평소처럼 운전하면 정말 위험합니다.
미끄러지기 쉽고,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몇 배나 길어지기 때문이죠. 특히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한 번에 꾹’ 밟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나눠서 살짝살짝’ 밟는 것이 좋다고들 많이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그래야 할까요?

빙판길의 위험성부터 알아보자
일반 도로 위에서는 타이어와 아스팔트 사이에 마찰력이 충분히 생깁니다. 그런데 빙판길은 표면이 얼음이기 때문에 마찰력이 거의 없습니다.
쉽게 말해 ‘미끄러운 유리판 위에 차가 올라가 있는 상태’와 비슷합니다. 이럴 때 갑자기 브레이크를 세게 밟으면, 바퀴가 ‘잠겨서’ 미끄러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운전자는 핸들을 아무리 돌려도 차의 방향을 바꾸기 어렵게 됩니다.
즉, 브레이크 한 번 잘못 밟았다가 차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필요한 게 ‘나눠 밟기 제동’
빙판길에서는 급 제동을 피하고,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누어 밟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살짝 밟았다가 떼고, 다시 살짝 밟는’ 동작을 반복하는 거예요. 이를 자동차 용어로는 펌핑 브레이크(Pumping Brake)라고 합니다.
이 방법을 쓰면 바퀴가 완전히 잠기지 않으면서 마찰력을 일정하게 유지해줍니다. 타이어가 조금이라도 굴러가고 있는 상태에서는 제동력이 살아있기 때문에, 차가 미끄러지는 걸 방지하고 안전하게 속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ABS(브레이크 잠김 방지 장치)가 있다면?
요즘 대부분의 차량에는 ABS 시스템이 장착돼 있습니다. ABS는 말 그대로 브레이크가 너무 강하게 작동해 바퀴가 잠기지 않도록 자동으로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주는 장치입니다. 우리가 펌핑 브레이크를 ‘손으로’ 하던 것을, 자동차가 ‘자동으로’ 해주는 셈이죠.
그렇다고 해서 “ABS 있으니까 괜찮겠지” 하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ABS는 분명히 제동 중 미끄러짐을 줄여주지만, 빙판 위에서는 제동거리 자체가 여전히 매우 길어집니다. 그래서 ABS 차량이라도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브레이크보다 더 중요한 건 ‘속도 조절’
빙판길에서는 브레이크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속도 관리입니다. 애초에 미끄러지지 않게 천천히 가는 게 최선의 방법이죠. 눈길이나 얼음길에서는 평소의 절반 이하 속도로 줄여야 하고, 앞차와의 간격도 최소 평소의 2~3배 이상 확보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갑자기 상황이 변해도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안전 제동을 위한 간단한 팁
- 출발할 때 : 엑셀을 살살 밟아 천천히 속도를 올리세요. 급출발은 미끄러짐의 원인입니다.
- 내리막길에서는 : 기어를 저단으로 바꾸고, 엔진 브레이크를 적극 활용하세요.
- 코너에서는 : 브레이크보다는 스티어링(핸들) 조작에 집중하세요. 코너 중 제동은 위험합니다.
- 정지할 때 : 멀리서부터 미리 속도를 줄이고, 마지막에는 부드럽게 멈추세요.
- 주차 시에는 : 경사면이라면 반드시 주차 브레이크와 기어 ‘P’ 또는 ‘1단’을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결론 : ‘천천히, 부드럽게, 여유 있게’
겨울철 빙판길 운전의 핵심은 단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천천히, 부드럽게, 여유 있게.
제동도 급하게 하지 말고, 핸들도 갑자기 꺾지 않으며, 앞차와 간격을 충분히 두는 것이 세 가지만 지켜도 사고 확률은 크게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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