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와 수익의 굴레’… 김세의 가세연 대표 구속으로 본 사이버 렉카의 명암

최근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김세의 대표가 배우 김수현·김새론 씨와 관련된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되면서 유튜브 미디어 생태계에 큰 충격이 일고 있다. 법원은 김 대표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유튜버의 구속을 넘어, 자극적인 폭로로 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 문화의 파멸적 결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김세의_구속영장
김세의 구속 관련 보도 화면 (출처:MBC)

기자가 아닌 유튜버, ‘사이버 렉카’로 변모하기까지

김세의 대표는 변호사가 아닌 MBC 기자 출신이다. 2004년 MBC에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등을 거치며 언론인으로서의 경력을 쌓았고, 2013년에는 MBC 노동조합(제3노조)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MBC 퇴사 후 그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강용석 변호사와 손잡고 설립한 가세연은 초기 우파 싱크탱크를 표방했으나, 점차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는 자극적인 콘텐츠로 채워졌다.

한때 가세연은 강용석 변호사와의 공동 운영 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로 불거진 갈등, 그리고 이후 경영권과 사문서 위조 등 금전적 비리 의혹이 겹치면서 두 사람은 완전히 결별했다. 이 과정에서 동료 간의 법적 공방은 오히려 더 자극적인 콘텐츠로 재생산되었고, 가세연은 김세의 대표 1인 체제로 재편되었다.

‘분노는 곧 돈’… 수익화된 혐오의 구조

가세연이 그동안 숱한 법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건재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슈퍼챗(후원금)’으로 대변되는 경제적 수익 구조 때문이다. 이들의 수익 모델은 일반적인 광고 수익과 다르다. 시청자들의 분노와 카타르시스를 자극해 직접적인 현금 후원을 끌어내는 방식이다.

확증 편향이 강한 시청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사적 적대감을 대변해주는 유튜버에게 아낌없이 후원금을 보낸다. 가세연은 한때 전 세계 유튜브 채널 중 슈퍼챗 수익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막대한 자금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이 모델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더 많은 후원을 받기 위해서는 더 큰 자극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팩트 체크는 뒷전으로 밀리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음성 조작, 근거 없는 폭로 등 법적 한계치를 넘어서는 위험한 줄타기가 계속되었다.

SBS 강경윤 기자와의 공방과 구속의 결정적 이유

이번 김세의 대표 구속의 도화선은 배우 김수현·김새론 씨를 둘러싼 무분별한 의혹 제기였다. 특히 가세연은 증거로 내세운 녹취록이 신빙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예 전문 강경윤 SBS 기자는 가세연이 제시한 제보와 녹취의 허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맞섰다.

강 기자는 “신원이 불분명한 제보자를 신뢰할 수 없다”며 가세연의 보도 행태를 강력히 비판했다. 김세의 대표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으나,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는 냉혹했다. 가세연이 공개한 녹취록은 AI 기술로 조작된 가짜였음이 드러났고, 이는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이라는 범죄 혐의의 핵심 증거가 되었다.

미디어의 책임과 대중의 성찰

이번 사건은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소통 창구가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혐오를 생산하고 돈으로 환전하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중 역시 자극적인 폭로에 열광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김세의 대표의 구속으로 가세연의 향후 행보는 불투명해졌고, 공범 관계에 대한 수사까지 확대되고 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쫓아 선을 넘은 결과가 법의 심판이라는 쓴 열매로 돌아온 셈이다. 이번 사태가 무분별한 사이버 렉카 문화를 정화하고, 디지털 미디어의 책임 윤리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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